2010.아일랜드. 전체 글 수 12개

  1. 공항에서 터미널에서. 기다림과 기록들. 2010/02/22
  2. London 2010/02/22
  3. Belfast 2010/02/22
  4. Cliff Moher 2010/02/22
  5. Aran Island3 2010/02/22
  6. Aran Island2 2010/02/22
  7. Aran Island1 2010/02/22
  8. Dublin5 2010/02/22
  9. Dublin4 2010/02/22
  10. Dublln3 (1) 2010/02/22








































































2010/02/22 12:02 2010/02/22 12:02

London

2010.아일랜드 2010/02/22 12:02


아일랜드에서의 체류기간이 예정된 것보다 길어지면서, 런던에는 하루 밖에 머물지 못했다.
아쉽기보단 제대로 된 다음 런던 여행을 위한 예고편처럼 생각되었고,
짧은 시간 안에 꼭 가보고 싶었던 곳 두군데를 찾았다.

첫번째 장소. 테이트 모던.
Miroslaw Balka. 거대한 컨테이너의 어둠 속을 걷게 한 설치 작업.
그리고 상설 전시들.
(이곳에서 느낀 점들을 정리하기 위해 좀 더 시간이 필요할 듯 하다. 지금 얘기한다면 왠지 뻔하고
재미없는 얘기들을 나열할 것만 같다.)

두번째 장소. 브릭 레인 거리에 있는 러프 트레이드 이스트 레코드 점.
런던에서 일러스트레이션 공부 중인 예지가 추천해준 장소였다.
런던 내의 밴드 공연과 앨범 등의 최신 정보를 접할 수 있는 멋진 장소라며.

도착하자 시간이 7시 정도였는데, 레코드 샵 내에서 밴드의 공연이 진행 중이고,
8시부터 영업을 재개한다고 했다.
레코드 샵을 나와 셔터 내린 갤러리와 옷가게를 잠시 기웃거리던 나는 '카페1001'이란 곳에 들어갔다.
어떤 곳에서도 개의치 않고 혼자 잘노는 나지만. 도저히 이곳에는
혼자 있을 수가 없어(이곳에 친구들과 함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립다... 고향의 친구들아...)
카페 옆의 조용한 피자집으로 갔다.

피자를 먹으면서 골목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을 그린다.
사내들은 죄다 머리를 기르고, 여성분들은 너무나 맛있어 보이게 담배를 핀다.
(문득 머리가 꽤 길었을 때가 그리워 진다. 수염을 멋들어지게 길렀을 때가 그립다...이건 개뻥.)




피자집의 아가씨가 들어올 때부터 너무 친절했다.
그래서 꼭 얼굴을 그려주고 싶어졌다.





(저 눈빛을 꼭 그리고 싶었던 것 같다. 사진이 좀 우락부락하게 나와서 좀 속상하다. 더 예쁜 분이셨는데.)
그리는 내내 너무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어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냐고 물으니
자기 인생에 대해서 생각해보고 있다고 했다.
스페인에서 왔고, 이름은 '페뜨맀~띠아'
"오늘 당신 누드를 그리고 싶어요"라고 얘기할까 0.3초 정도 망설였다가(하하),
"언젠가 이곳에 와서 일러스트레이션 일을 할테니까, 그때 볼수있음 다시 뵈요~"라고 하고 가게를 나왔다.
(한국에 돌아와 예지에게 들어보니 이 피자집이 저녁식사 시간에는 줄서서 먹을 정도의 맛집이었단다...)




피자집을 나와 다시 찾아간 러프 레코드.
위의 친구들을 업어왔다.
일러스트레이션과 시 한편씩을 엮어 놓은 작은 단행본,
뮤지션과 그들과 관련된 아트웤들을 묶어 놓은 화집,
그리고 앨범 몇 장.
(지금은 '핫 칩'의 '원 라이프 스탠드'를 미친듯이 듣고 있다.)

엠피쓰리로 한국에서 '핫 칩'의 노래를 다운 받아 들었어도 난 똫같이 굉장히 좋다고 느꼈을 것이다.
왜냐하면 다운받은 것과 씨디의 음원은 약간의 음질차이만 제외하면 똫같을 테니까.
하지만 지금의 나는 그들의 음악에 '특별하게' 귀 기울이고 있다.
이 앨범을 구매하기 위해 나는 런던의 낯선 레코드 숍에 찾아갔고(1시간을 피자집에서 기다렸고),
마음에 드는 앨범을 찾기 위해 샘플을 들어봤으며, 자켓 디자인은 멋진가 고민했다.

자신이 세상을 느끼는 방식이 달라진 다는 것은,
남들이 보기에는 하찮아 보일지는 몰라도 내 입장에서는 엄청난 변화일꺼다.

이번 여행이 내가 세상을 보고, 듣고, 냄새맡고, 느끼는 방식에 어떤 변화를 미칠지 아직 전혀 모르겠다.
하지만 마치 엠피쓰리를 통해 듣던 음악들처럼 책과 인터넷, 영화를 통해 다가오던 사람들과 문화를
직접 그리고, 만나면서 누군가와 소통하고 싶은 더 큰 에너지를 얻어온 것만은 확실한 사실이다.
(어떤 것들과도 소통하고 싶고, 소통할 수 있는 에너지.)




버스킹을 하던 할아버지 섹스폰 연주자.
그림을 건내주자 주먹을 내밀어 젊은이식? 인사를 건냈다.
내 딴에는 그림 자체가 맘에 들지 않아 부끄러웠는데 너무 좋아해주셔서 엄청나게 기뻤다.
버스킹하는 사람들은 그림을 그려주면 너무 소중하게 생각해준다.
이제와 생각하니 할아버지한테 맥주 한잔 사면서 초상화를 그려주지 않은 것이 후회된다.

다음번 여행때는 버스킹하는 사람들을 전부 그려서 작은 그림책 한권을 만들어도 좋겠다는 생각.

2010/02/22 12:02 2010/02/22 12:02

Belfast

2010.아일랜드 2010/02/22 12:02
벨파스트에 있는 형의 식구들.

너무 반갑게 맞아주셨다.



멋진 노부부 제프와 앤. 짧은 시간이었지만, 두분 덕분에 아름다운 풍경들도 구경하고,
맛있는 것도 먹으며 편히 지낼 수 있었다. 그리고 무지하게 짧은 영어 실력을 가진 나와
대화나누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주셨다!




형의 조카인 애니. 처음에는 아빠 앤디 품에 안겨서 엄청 낯을 가렸다.
하지만 내가 자기 아빠를 그리자 와서 힐끔 보더니 "대디, 대디!!" 소리지르면서
엄청 좋아하며 마음의 문을 열었다.
밑의 그림이 애니의 아빠 앤디. 엄청 자상하고 멋진 아빠.





바로 애니를 그려줬는데 "애니, 애니!"라고 외치면서 계속 들고 다녔다.
소녀들의 화장(메이크업)에 대한 열망은 아기때부터 시작되는지, 색연필로 눈썹과 아이라인?을
그려넣었다.
곧이어 나는 애니의 요청에 의해 수많은 동물들의 드로잉을 해야했다.





그러나 나의 신분은 여행객인바. 애니와의 그림놀이는 저녁으로 미룬채,
제프, 앤과 함께 벨파스트 안의 관광지로 떠났다.



자, 타이타닉호가 완성된 곳으로 떠나보실까.



타이타닉호가 건축된 장소. 이곳 사람들은 꽤 오랫동안 타이타닉호에 대해 언급하는 것을 꺼려왔단다.
비록 배 자체의 결함으로 사고가 난 것은 아니지만, 엄청난 사고였던 만큼 마음의 상처들이 컸을 것이다.




집에서 차를 타고 15분 거리에 이런 곳이 있다면!!



노부부, 그리고 나의 그림자.







그날 저녁. 와인을 마시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아스날의 경기를 관람했다.
왠일로 박지성으로 선발로 나온데다 심지어 골도 터뜨렸다! 시즌 첫번째 골!
온 가족들이 나를 축하해줬다.
왜 축하받아야 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쨋든 기분이 좋았다.





축구시청을 마치고, 드라마 시청이 이어졌다.





제프는 지금은 은퇴한 사진사였다.
아래는 여러 사진 중 제일 아름다웠던 것들.
제프가 어릴 적에 집 정원 둘레를 빙 둘러 돌아다니던 장난감 기차의 사진.
그리고 그의 아버지가 만들어주신 나무 위의 오두막집.
빛바랜 사진을 보는 그의 눈이 잠시 7살짜리 아이처럼 반짝거렸다.
 
















처음에는 낯을 가리던 애니가 떠나는 길에는 포옹도 해주고,
멀어질 때까지 창가에서 손도 흔들어줬다.
좋은 사람들과의 따뜻한 시간. 이제 다시 혼자만의 시간이다.



2010/02/22 12:02 2010/02/22 12:02

Cliff Moher

2010.아일랜드 2010/02/22 12:02

클리프 모헤어는 엄청난 크기의 절벽이었다.
하지만 안전을 위해 멀직이 떨어져 보도록 담이 설치되어 있었고, 주변 동굴에는
쇼핑몰을 연상케하는 깔끔한 건물이 들어서 있는 등, 너무 투어리스틱한 장소였다.

클리프 모헤어를 구경한 우리는 근방의 아름다운 유스호스텔에서 하루를 보내게 됐다.









엄청 친절했던 주인 아저씨.

다음날 아침식사 거리을 사기 위해 슈퍼마켓을 찾아 머나먼 길을 떠났다.
수퍼마켓은... 너무 멀고 멀었기에. 여기까지 와서 고생하지 말자던 우리의 다짐은 물거품이 됐다.





엄청 흐려지고 빗방울 흩날리던 와중에도 자연을 담기위해 사투를 벌이는 동명.
어쨋든. 수퍼마켓을 찾아 장을 봤지만 우리는 지쳤고, 엄.청.나.게 배고팠다.
레스토랑이나 펍은 또 왜이리 안보이는지.
가까스로 비바람을 뚫고 허름한 간판의 펍으로 들어서자 다른 세계가 펼쳐졌다.
사람한명 볼 수 없던 허허벌판과 너무 대조적인 따뜻한 풍경.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맥주와 음식을 먹고있었고,
장작불은 보기만해도 훈훈하게 타오르고 있었다.
이곳에서 먹은 맥주와 요리의 맛은 평생 잊지 못할꺼다.
그 푸짐함과 따스함...



푸근하게 생긴 주인 아주머니가 갑자기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셨고
나는 아름다움에 숨이 멎는듯 했다.
작게 녹음됐지만, 귀 기울여보면 그녀의 노래를 들을 수 있다.



이곳을 떠나는 아침. 다행히 날씨가 맑았고, 들판에서 정현과 동명의 퍼포먼스 동영상을 촬영했다.
날씨와 풍경이 이런 포즈의 사진을 찍을 수 밖에 없게 만든다. 좀 뻔하더라도.





추워서 코끝이 빨개지면 또 어떤가!



우린 젊잔아! 아자.




아일랜드 서부쪽 여행을 마친 우리는 더블린으로 돌아왔다.
더블린에서의 마지막 식사.
유명한 맛집인 퀸 오브 타르트.
나는 원래 여행하다가 사먹는 음식을 촬영해서 올리는 것,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 활홀한 맛만은 꼭 잊고 싶지 않았다.
염소치즈타르트, 피칸타르트, 치즈스트로베리타르트...



식사를 마친후. 더블린을 떠나 벨파스트로 간다.
존경하고, 아끼며 진심으로 평생 함께하고 싶은 두 친구와 잠시 작별을 고하고.
몇달후 서울에서 봅시다!!
(이들 멋진 커플에 대한 얘기로만 한번 더 글을 쓸 예정이다.)

2010/02/22 12:02 2010/02/22 12:02

Aran Island3

2010.아일랜드 2010/02/22 12:02


하루종일 자전거를 타고 아란 아이슬랜드를 돌아다니는 동안
소에게 먹이를 주는 할아버지와 손자, 그리고 배낭 여행객 외에는 단 한사람도 볼 수 없었다.







자 고양이님. 이제 내 인생의 비밀을 말해다오.













이런 샛길이 당신 오른편에 놓여있고, 그 길의 끝이 하늘에 맞닿아 있다면,
그건 아무 생각 말고 이 길을 따라가라는 뜻이다.





길의 끝에는 또다시 길이 있고







길에서 만난 말은 그림을 그려줘도 고마운 줄 모르고, 먹어버리려고 한다.









이곳에서 책을 읽으면, 행간마다 파도소리와 하늘빛이 스며들테지.
아저씨가 읽고 있던,
중세기사가 묵직한 칼로 하늘을 겨누고 있는 표지의 책은
지금의 풍경과는 조금 이질감이 느껴지지만.
왠지 판타지 문학 혹은 기사 문학을 쓰는 소설가일 것이 분명해 보이는 아저씨.













































달빛이 길을 비출 정도로 밝았고,
산 너머 집들에는 하나둘씩 불이 켜졌다.
한참을 혼자 음악을 들으며 달리는데, 갑자기 눈물이 났다.
왜 눈물이 나는지 몰랐지만.
무엇인가에 고마웠고, 이제 충분하다는 느낌도 들었고, 하지만 넘친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2010/02/22 12:02 2010/02/22 12:02

Aran Island2

2010.아일랜드 2010/02/22 12:01
아란아이슬랜드에 가면 당신은




콰지모도가 될 수 있다.




예술적으로 맥주를 뿜을 수도 있다.




달을 두 손으로 잡을 수도 있다.






락앤롤에 미칠 수도 있다.(물론 락음악은 없다.)



그리고 당신 자신만을 위한 공연을 할 수도 있다.
(익스플로러 로딩바가 다 찰 때까지 기다려야 전부 나와요.)



2010/02/22 12:01 2010/02/22 12:01

Aran Island1

2010.아일랜드 2010/02/22 12:01

아란 아이슬랜드로 가는 길.

















2010/02/22 12:01 2010/02/22 12:01

Dublin5

2010.아일랜드 2010/02/22 12:00



오늘 점심은 천상의 맛. 동명표 야채치즈오믈렛.
동명의 오믈렛은 더블린여행과 함께 내 기억 속에 신화처럼 자리잡을 것이다.
맥주와 오믈렛의 환상적인 조화가 아직도 입안에 가득 남아있는 듯...

점심식사 후 프란시스 베이컨의 전시를 보러갔다.
굳이 날을 잡아 구경간 이유는, 베이컨의 그림을 퍼포먼스와 함께 해석하는 강연이 오늘 있기 때문이었다.
강연은 (거의 대부분을 알아듣지 못하긴 했지만) 베이컨의 그림들에 나타나는 신체들의 자세를
분석하고 무용수인 강연자가 그것들을 실제로 재현해 보며 진행되었다.
강연이 끝나고 본 전시는 기대했던 것 이상의 강렬함을 안겨줬다.
왜 기대하지 않았는가 하면, 보통 유명작가들의 순회전처럼 그 작가의 제법 유명한 작품 몇 점정도와
드로잉들을 평범하게 전시해 놓지 않았을까 하는 예상 때문이었다.
전시장 입구 상영관에서는 베이컨 생전에 그의 런던 작업실에서 촬영되었던 인터뷰가 상영되고 있었고
상영관을 지나치면 영상에서 인터뷰가 진행되었던 작업실이 완벽하게 재현되어 있었다.
그 안의 모든 소품들(창문, 난로, 수많은 미완성의 캔버스들)은 실제 작업실에서 공수해 온 것이었고,
작업실을 재현하기 위해 설치된 가벽 바깥쪽을 삥 둘러 그가 이 장소에 대해 언급한 말들이 써있었다.
벽에 씌여진 문구들을 읽자, 그에게 이 쓰레기장같은 혼돈의 작업실이 얼마나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지
이해할 수 있었고 혼돈 속에서 치열하게 작업 중인 베이컨의 모습이 홀로그램처럼 눈에 보이는 것 같았다.
그리고 이어지는 전시에서도 시시콜콜한 사진자료와 그가 보던 잡지들을 비롯해 맘에 들지 않아
작업진행 중에 찢어버린 캔버스들을 모아놓은 섹션도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그는 흥미롭게도 맘에 들지 않아
찢어버린 캔버스를 절대 버리지 않고 모아두었다고 한다.)
베이컨이란 사람의 삶 자체와 그의 예술이 탄생한 저변을 성실하게 드러내고, 그것들이 어떻게 그의
작품들과 연결되었는지 보여주기 위한 갤러리의 치밀한 준비에 정말 감동받았다. 여러 소품들과 자료들을
모아놓은 것 뿐만이 아니라 그것들이 하나의 문맥을 이루게 했고, 이는 관람객에게 베이컨의 삶과 예술에 대해
객관적이면서도 어렵지 않게 받아들이게 했다. 그리고 그 바탕 위에서 관람객은 각자의 관점에서 삶과 예술에
대한 자신만의 생각을 자유롭게 펼칠 수 있게 되는 것 같았다.




전시회를 보고 나서 큐레이터인 ??(미안 이릅이 갑자기 생각안나네...)와 커피를 마셨다.
오늘 정현과 동명을 강연 퍼포먼스에 초대한 것도 이 친구였다.
베이컨의 방을 보고 우리나라 서울시립미술관 상설전시실에도 천명자의 작업실이 조그맣게
재현되어 있다고 말하자, 흥미로워 하면서 천명자의 스펠링을 적어갔다.
동명과 정현이 이 곳 스튜디오 상주작가로 입주하기 위해 전화 인터뷰를 했을때 심사를 하기도 했던 친구.






굉장히 재밋는 가게가 눈에 띄었다. 오래된 그림들. 굉장히 오래되어 보이는 종이 인형들.
왠지 우리나라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을 듯한
여유로움과 지난 것들의 소중함을 간직한 가게였다.
그 그림들에 둘러쌓여 독서 중이던 주인 아저씨.
학창시절에는 미술학도였지만 책읽는 것을 워낙 좋아해서
그림은 게을리하고 그림가게를 물려받았다고 한다.
얼굴이 씨뻘게질 정도로 껄껄 웃으면서 좋아해줬다.


드. 디. 어.




케어런네 집에 도착했다.



이곳 사람들이 입을 모아 예쁘다고 얘기하던 케어런의 집.
작은 소품 하나하나들이 각자의 사연들을 소곤거리고 있는 듯 하다.



요리사 동명은 파전만드는 법을 강의 중.





케어런은 더블린을 비롯한 아일랜드 곳곳의 일상적이면서도 아름다운 건물들을
그려온 일러스트레이터로 유명하다고 한다. 그리고 그의 존재나 그림은 이곳 더블린 사람들에게는
하나의 상징처럼 여겨진다고들 했다. 위는 그의 작품집.



물감 틈새마다 연필스케치 사이사이마다 눈앞에서
타들어가는 난로처럼 온기가 가득하다.
정현이 케어런에게 묻는다.
"왜 사람은 그리지 않고 건물만 그렸어요?"
"하하. 왜냐면 난 사람들을 싫어하거든."
내가 대답했다.
"오! 나도 사람들을 싫어해서 그리는건데. ㅎ"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그때 나의 대답이 굉장히 적절했다고 생각된다.
어쨋든. 장작불은 타들어가고, 아이리쉬 커피는 은근히 맛있었다.

2010/02/22 12:00 2010/02/22 12:00

Dublin4

2010.아일랜드 2010/02/22 11:56


정현과 동명의 집주인인 네븐의 전시가 더블린에 있는 현대미술관에서 열리고 있었다.

 

예상보다 거대한 작업들의 스케일과 전시 규모에 압도당했다.




아일랜드는 인구의 88퍼센트가 카톨릭인 종교국가이다.

헌데 카톨릭 신학교 내에서 아동 성범죄가 자행되는 등, 병폐가 많다고 한다.

네븐은 그것들에 대해 비판하고 그 사건들에서 파생된 여러가지 생각들을

자기 반성적으로 풀어낸 듯 했다.




위의 그림은 전시의 하이라이트인 중세 종교화를 패러디한 것.






네븐의 머리 속에서 벌어졌던 수많은 고뇌들이 공간 속에서 폭발한 느낌.

자신이 체험하고 향유했던 종교와 문화 대한 기억.
 
그것들은 왜곡과 뒤섞임 속에 짬뽕되고, 얽히고 섥힌 실타래가 무엇인지 탐구하려는

과정 속에서 그는 자신의 기원에 대한 생각으로 거슬러 거슬러 올라간다.


그의 작업은 일러스트레이션이었다.

그림책이 공간에 펼쳐진 것처럼 네러티브가 있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유행의 흐름 따위는 계산하지 않고
 
거침없이 작업을 펼쳐내는 그만의 에너지였다.


전시를 보고난 후, 정현과 동명이 하숙중인 네븐의 집으로 놀러갔다.





복도에 걸린 그의 자화상.




아트웤은 당연히 그 작가의 삶의 연장선상에서 나온다.

물론 네븐의 작업들은 작가의 감성이 많이 묻어나오는 성격의 것이니 더하겠지만.

그의 집은 너무 철저하게... 그의 작업과 닮아있었다...






하하하... 저런.






다행히 거실과 주방은 나름 깨끗했다!



그리고 그날 저녁 네븐과 친구들의 파티에 초대받았다.





네븐. 저 눈빛.

난 누군가에게서 저런 광기가 느껴지면 기분이 좋다.





축구광인 그의 아들 피카비아.

때론 건방진 듯한 눈빛. 역시 아빠의 광기를 품고 있다.

미래의 그래피티 아티스트. 언젠가 다시 만나자.








그리고 그의 친구들.




다음 날 아침. 아름다운 광경이다.




더블린을 떠나기 직전에 본 네븐의 작업장. 현재 저곳 입주작가라고 한다.
스튜디오를 꼭 구경해보고 싶었지만. 다음을 기약해야 했다.

2010/02/22 11:56 2010/02/22 11:56

Dublln3

2010.아일랜드 2010/02/22 11:56



일러스트레이터 케어런.

그를 만난 곳은 더블린의 예술영화 상영관이었다.

정현이 한국에서 인상깊게 봤었던 "나무없는 산"이란 영화를 상영 중이었고, 케어런에게

추천했던 것이다.('나무없는 산'은 '엄마찾아 삼만리' 느낌의 한국 독립영화였다.)

케어런은 호기심이 엄청난 사람이었다.

영화 속 한국에 대한 수많은 질문과 대답. 동그란 두눈.
 
그리고 그가 좋아하는 펍으로 갔다.





안녕 할아버지! 어찌나 재밋게 수다를 떠시던지요. ㅎ




펍의 주인 아주머니.

그림을 선물했다.

딱 이 펍의 모든 것을 대변해주는 느낌의 아주머니였다.

내가 그림을 그리고 있을 때부터 힐끔힐끔 관심을 보였고,

그래서 나도 힐끔거리면서 이 그림을 그려줬다.

내 예상보다 굉장히 좋아하더니 펍에 걸어놓겠다고 얘기했다.(영광입니다!)

그리고 맥주 한잔씩을 서비스로 줬다!





친절한 옆 테이블의 아가씨(?)들. 하하

안경낀 아가씨는 2002 월드컵 때 서울시청에서 목격했던 믿을 수 없는 광경에 대해 얘기했다.

그리고 우리는 곧바로 티에리 앙리와 프랑스를 욕했다! 아쉽다 아일랜드 축구...

왼쪽에 계신 분은 이 곳 미술대학원을 다니고 있었다.

그리고 내가 런던으로 간다니까 옥스퍼드 거리에 있는 갤러리에서 데미안 허스트의 페인팅을

전시하고 있는데 정말 굉장하다고 얘기했다. 난 허스트의 작업들이 엄청나지만

너무 전략적이고 계산적인 것 같아 싫다고 했다. 하지만 그녀는 자기가 말한 전시에서 그의 페인팅을

보고 다시 생각해보라고 그랬다. 아마도 내가 그의 센세이셔널한 작업들만 보고

그것들의 저변에 깔린 치열한 탐구의 과정을 잘 모르는 것 같아 이런 조언을 했었으리라.
(아쉽지만 전시는 내가 런던에 가기 전에 끝났다.)

두런두런 얘기를 나누던 밤은 꽤 깊어졌고, 케어런은 헤어지며 몇일 후에 자신의 집으로 우리를 초대했다.

2010/02/22 11:56 2010/02/22 11:56